아름다운 고을 강릉에서 동북쪽으로 십리쯤 가면 지방문화재로 몇 채 남지 않은 아흔아홉 칸짜리 전주(全州) 이씨가(李氏家)의 건축으로 잘 알려진 선교장(船橋莊, 중요민속자료 제5호), 이른바 ‘배다리’라고 하는 옛 주택이 아담히 자리잡고 있다. 이는 사랑채인 열화당(悅話堂)과 정자인 활래정(活來亭), 그리고 안채, 동별당, 서별당, 행랑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조선시대의 상류가정 주택의 대표적인 한 예이다. 이 집은 집터가 뱃머리를 연상하게 한다고 하여 ‘선교장’이라고 하는데, 조선의 창건자 태조 이성계의 13대손인 이내번(李乃蕃)이 지었다. 조선의 상류주택 유형은 집약된 건물배치와 분산 개방된 건물배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후자에 속하는 선교장은 통일감, 균형미 같은 짜임새는 없어 보이지만, 자유스러운 너그러움과 인간생활의 활달함이 가득 차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출판사 열화당의 이름은 이 주택의 사랑채인 열화당에서 따온 것인데, 출판사의 발행인과 이 책의 저자는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조상이 이 집터를 세운 이래 삼백 년 동안 이 건물 안에는 수많은 서화(書畵)와 전적(典籍)들이 수장되어, 많은 이들이 기예(技藝)를 즐기고 진리를 탐구하던 유서깊은 곳이다.
부록으로 선교장 집안의 문집 발췌본인 ‘완산세고(完山世稿)’에서 선교장과 관련 있는 글들을 가려 뽑고 이를 번역하여 원문과 함께 실었는데, 옛 정취와 여유로운 옛 어른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풍모를 직접 대할 수 있다. 선교장의 지금의 모습과 옛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들이 생생한 이해를 돕는다.
이기서 (글)
1937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1930년대 한국시의 의식구조연구’, ‘한국시가가 지니는 상황의 의지화’ 등이 있으며 고려대 부총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강릉선교장>, <새로 읽는 오늘의 우리문학>, <한국 현대시의 구조와 심상> 등이 있다.
주명덕 (사진)
주명덕(朱明德, 1940– )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가 중 한 명으로, 경희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 『월간중앙』에 입사해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육이오전쟁이 낳은 혼혈고아들, 인천 중국인촌 등 소외된 계층의 삶을 기록했으며, 1680년대 말부터는 ‘주명덕의 검은 풍경’이라 불리는 특유의 흑백사진을 발표했다. 「포토에세이—홀트씨 고아원」 「인천 차이나타운 1968」 「蓮.PADMA」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사진집으로 『섞여진 이름들』 『잃어버린 풍경』 등이 있다.
머리말
Summary
사진
선교장, 활달함이 넘치는 조선의 민가
글
사계의 장원(莊園), 선교장
부록
완산세고(完山世稿)
선교장 소장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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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을 강릉에서 동북쪽으로 십리쯤 가면 지방문화재로 몇 채 남지 않은 아흔아홉 칸짜리 전주(全州) 이씨가(李氏家)의 건축으로 잘 알려진 선교장(船橋莊, 중요민속자료 제5호), 이른바 ‘배다리’라고 하는 옛 주택이 아담히 자리잡고 있다. 이는 사랑채인 열화당(悅話堂)과 정자인 활래정(活來亭), 그리고 안채, 동별당, 서별당, 행랑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조선시대의 상류가정 주택의 대표적인 한 예이다. 이 집은 집터가 뱃머리를 연상하게 한다고 하여 ‘선교장’이라고 하는데, 조선의 창건자 태조 이성계의 13대손인 이내번(李乃蕃)이 지었다. 조선의 상류주택 유형은 집약된 건물배치와 분산 개방된 건물배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후자에 속하는 선교장은 통일감, 균형미 같은 짜임새는 없어 보이지만, 자유스러운 너그러움과 인간생활의 활달함이 가득 차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출판사 열화당의 이름은 이 주택의 사랑채인 열화당에서 따온 것인데, 출판사의 발행인과 이 책의 저자는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조상이 이 집터를 세운 이래 삼백 년 동안 이 건물 안에는 수많은 서화(書畵)와 전적(典籍)들이 수장되어, 많은 이들이 기예(技藝)를 즐기고 진리를 탐구하던 유서깊은 곳이다.
부록으로 선교장 집안의 문집 발췌본인 ‘완산세고(完山世稿)’에서 선교장과 관련 있는 글들을 가려 뽑고 이를 번역하여 원문과 함께 실었는데, 옛 정취와 여유로운 옛 어른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풍모를 직접 대할 수 있다. 선교장의 지금의 모습과 옛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들이 생생한 이해를 돕는다.
이기서 (글)
1937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1930년대 한국시의 의식구조연구’, ‘한국시가가 지니는 상황의 의지화’ 등이 있으며 고려대 부총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강릉선교장>, <새로 읽는 오늘의 우리문학>, <한국 현대시의 구조와 심상> 등이 있다.
주명덕 (사진)
주명덕(朱明德, 1940– )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가 중 한 명으로, 경희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 『월간중앙』에 입사해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육이오전쟁이 낳은 혼혈고아들, 인천 중국인촌 등 소외된 계층의 삶을 기록했으며, 1680년대 말부터는 ‘주명덕의 검은 풍경’이라 불리는 특유의 흑백사진을 발표했다. 「포토에세이—홀트씨 고아원」 「인천 차이나타운 1968」 「蓮.PADMA」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사진집으로 『섞여진 이름들』 『잃어버린 풍경』 등이 있다.
머리말
Summary
사진
선교장, 활달함이 넘치는 조선의 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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